페이딩에 대한 이야기

by HL5PWR 안경민님 의 글에서                      Back 

단파대 방송을 수신하다 보면...
크게 들렸다가, 갑자기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경우가 있지요?
이런 현상을 페이딩 (Fading)이라고 한답니다...

Fading에 관해 언젠가 제가 올렸던 글을 다시 올려드립니다...

페이딩 현상에 대한 정리를 한번 해 보는 것이 단파대 청취를 하는 데 좀 도움이 될 듯하다.
보통, 단파방송을 들으면서 페이딩 현상을 당하면 초기에는 " 어! 방송국의 신호가 막 왔다 갔다 하네?" 하고 신기하게 생각하다가 책 같은 데에서 단파대에는 페이딩 현상이 있다는 걸 읽게 되는 중급자쯤의 사람들은 " 단파방송이야 페이딩 현상이 있는 게 당연하지 멀"하는 정도에서 고만 이 페이딩 현상을 받아들이게 되는 쪽으로 슬슬 적응을 하게 된다.
(나만 그러나?)

단순하게 보이는 페이딩에 대해서도 좀 까발려가며 짚어둘 건 좀 짚어두고, 또 이용해 먹을 가치가 있는 지식은 또 그것대로 밝혀 공개를 해보자! 나눠 가지자!
(워낙 soagga 성질 쫀쫀한 건 이미 다 알려져 고만 포기했음.)
엎어진 김에 땅에 떨어진 동전 같은 거 뭐 없나 살피는 심뽀로 오늘 날 잡아 좀 까발려봅니다.
- 어이 씨원해 -

이 글의 상당부분은  미국에서 발행되는 " Popular Communications " 라는 잡지의 1991년 11월 호에 Harry Helms(AA6FW)씨가 개인 컬럼에 기고한 내용을 참고로 하여, soagga가 좀 살을 붙였습니다.

단파대에서는 숙명적으로 신호가 항상 일정하지 못하고 페이딩이 좀 있다.
때로는 드문 DX 방송국이 겨우 어느 방송국인지 안내를 하려고 할 때만 골라 나타났다가는 결정적인 그 시간대를 지난 몇 초 후에는 다시 강렬한 수신상태로 돌아오는 그런 종류의 페이딩도 있는 것이다.(Hi.)
어떤 페이딩은 일출과 함께 사라지기도 하고, 또 어떤 페이딩은 일몰과 동시에 새로 나타나기도 하며, 때로는 느리게 리드미컬한 양상을 보이고, 때로 페이딩이 너무 빨라 S-meter가 매직존슨의 손에 있는 농구공보다 빠른 떨림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페이딩이 방해만 되는 것은 아니다. 수신기의 조작에 의해 일부 교정도 가능함. 또한 모르는 언어로 입감되고있는 전파가 어느 지역에서 발사된 것인가를 짐작케 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함.

이번 기회에 페이딩이 어떻게 생기는지, 그리고 여기에 대처해서 어떤 대응책이 있는지 깊히 생각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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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리층의 존재와 그 전리층이 단파대 전파에 대해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은 다들 잘 알고있다.그러나 이러한 비유에는 좀 문제점이 있다.
Harry 아저씨의 지적을 음미하실 것 : 전리층의 성질은 마치 바다의 표면과 같은 성질이 있다.  
해면에 반사되어 번쩍이는 햇볕을 상상해 보십시오!
실상, 해면은 마치 거울과 같이 햇빛을 반사 할 수 있습니다.
때로, 몹시 잔잔한 여울이나 호반에서는, 태양의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비쳐 줄 수도 있고 때로는 구름도 선명하게 수면에 비쳐 보이는 수도 있지요...
그러나 대양 전체로 보면, 항상 파도로 철썩거리고, 해류가 있어 흐르기도 하며, 큰 파도로 일렁거리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전리층도 대양 만큼이나 불안정한 상태를 가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전리층의 변화 양상은 구조의 변화를 보인다는 데에 있습니다. 지면에 가장 가깝게 존재하는 D layer(D 층)는 보통은 단지 낮 동안에만 형성됩니다.
그 위에 존재하게 되는 E layer는 밤에는 몹시 약화하고, 때로는 밤에 소실되기도 합니다. 전파 신호를 반사하는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F layer는 밤 낮을 통해 높이의 변화가 있습니다. 여름의 한낮에는 F layer는 F1과 F2의 두 층으로 분리되고,대신에 겨울철 밤에는 몹시 두꺼운 한 개의 층으로 합칩니다. 전리층의 모든 층은 낮에는 밤보다도 훨씬 효과적이고도 강력한 이온화 상태를 유지합니다. ( 예외로, 여름철 낮에 분리된 F1, F2 층은 겨울철에 한 개로 합친 단일 F층보다는 얇습니다.)
   
이번에는 전리층이 전 세계적으로-지구적으로는 일정하지 않은 분포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봅시다.
만약 수신하는 곳에서의 시각이 일출 경이라면...
수신지점의 서쪽으로는 ionoshpere가 밤의 상황이 되어, D와 E layer가 소실되어있고, single F layer만 존재하는 상황이 되겠지요. 수신지역의 동쪽에서는, D와 E layer가 생성되기 시작하고, F layer는 아마도 심하게 이온화가 진행되고, 심하면 둘로 갈라지기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적도 이하의 지역에서 발사하는 전파를 수신하려고 한다면, 그 쪽에는 계절이 반대로 진행되고있으며, 전리층의 상황도 반대 계절의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만약에 이곳 한국의 12월의 낮에 오스트랄리아의 신호를 수신하려고 한다면, 한국 상공의 전리층의 상황은 single, dense F layer 한 층만 존재하고, D와 E layer는 미약하거나 거의 존재하지 않고있겠습니다.
그러나 오스트랄리아 상공의 전리층은  강렬한 D와 E층과 둘로 갈라진 F 층에 의해 굴절과 반사를 받고있을 듯.
거기다가 지구가 자전을 하므로, 이 DX방송국과 수신지점 사이의 전리층 상태는 계속적인 변모가 일어나게 됩니다.
( 지구 상공에서 전리층이 꿈틀거리며 태양풍의 복사 각도에 따라 높낮이가 변화고, 갈라지고, 새로 형성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 분은 이어지는 글월을 더 안보셔도 무방합니다.-Hi.)

페이딩 현상의 많은 부분이 이러한 전리층의 불안정에 의해 발생합니다. 특히 주기가 느리고, 서서히 시작되어 신호가 거의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종류의 페이딩은 이러한 전리층 변화에 의한 페이딩입니다.
어떤 사람이 아프리카로부터, 4700 -- 5000 kHz 주파수대의 단파방송을 06:00 에 수신 중이라 합시다.
이때 몇몇 인접한 아프리카 방송이 같이 수신될 수 있습니다.
07:00 경부터는 신호가 점점 약화되어 Fade out이 진행됩니다. 그러고는 08:00 가 되기도 훨씬 전에 모든 방송이 완전히 수신불능으로 됩니다.
왜 그럴까요?
왜냐하면, 수신지점의 일출과 동시에 상공에서 D 와 E의 전리층이 새로 생성되며, F 층의 밀도가 아주 높아지고, 지상에서의 높이도 낮게 깔리면서 4700 -- 5000 kHz의 신호가 수신지점에 도착하기 전에 전리층에서 흡수되기 때문.
정상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사항이 큰 실망을 안기는 요소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잘 이용한다면, 현재 수신되고있는 방송을 분석해서 알아내는 데에 유용한 단서가 될 수도 있겠고, 최소한 이 방송이 어디에 위치한 방송국은 아니라는 것을 밝히는 데에는 쓸 수 있을 듯.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오전 9시 15분 경에 주파수 4830 킬로 헤르츠의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강력히 입감되고 있는 방송을 수신하고있다면, 이 방송이 Radio Botswana 의 신호일 수 있을까요?
( 역주 : Botswana : 남 아프리카 공화국 안의 독립국 )
그 시간대라면, 아마도 아닐 겁니다.
보츠와나는 그 시간에는 벌써 몇 시간이나 낮의 상황하에 있었으므로 그 주파수대의 신호는 송신기 상공에서 거의 흡수되어버릴 것입니다.
( 역주 : 미국 동부지역 사람의 글이라, 우리와는 좀 안 맞는 비유입니다. 짱구를 좀 굴려야 할 듯... 우리나라의 상황이라면, 아침 9시 15분에 4830 킬로 헤르츠에서 우리보다 서쪽에 위치한 페루나 칠레 같은 남 아메리카를 들으려 하는 것으로 바꾸어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마도 그 방송은 베네주엘라에 있는 Radio Tichira이거나 혹은 심하면 ( 미국보다 동쪽에 있는, 밤의 상황인) Radio Thailand일 가능성이 많다.
( 역주 :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우리보다 동쪽, 트로피컬 영역에 걸친 폴리네시아 방송이거나 동남아, 아프리카 서해안 지역, 예멘 등이 가능성 있는 방송국이겠다.)
 
어떤 전파는 전리층의 각기 다른 층에서 반사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심할 때는 동일 전리층 안의 다른 높이에서 반사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것은 수신기에 한 전파신호가 두개 혹은 그 이상의 경로를 거쳐 미세하지만 약간의 시간차를 가지고 안테나에 도착한다는 말.
그 결과는 정말 흥미로운 것입니다.
" phase(위상)"라는 용어가 있는데요, 전자분야에서는 시간 축에 대해 두개의 신호가 서로 연관을 가진 경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 그림, figure. 1. 이 나옵니다. 서로 완전히 반대되는 위상을 가진 싸인 웨이브를 그려놓았습니다.)
Figure 1에서 보면 두 신호가 서로 완전히 반대되는 phase를 가지고 있습니다.한 신호가 최고치의 레벨을 가질 때, 다른 신호는 최소치를 가지게 됩니다.  이 두 신호가 합성되면, 전혀 신호가 소멸되는 상황을 발생합니다.
( 그림, figure.2. 이 나옵니다, 서로 위상이 조금 틀린 신호가 간섭을 일으켜 복잡한 패턴을 그리게 되는...)
Figure 2에서 보면, 두 신호가 단지 약간의 위상차만 있습니다.
두 신호의 phase가 서로 맞지 않으면( out of phase ) , 합성된 신호는 진폭의 감소를 일으키게 되고, 두 신호의 위상이 서로 맞아 들 경우는( in phase ), 합성파는 진폭의 증가를 일으킵니다.
그 결과, 전체신호를 보면, 원래의 두 신호에 비해 왜곡이 있는 신호로 합성됩니다. 에고, 그림 없으니 답답해...

 ▲top

어떤 단파방송의 전파신호 에너지가 전리층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반사를 일으킨 후에 다시 지구로 되돌아온다면, 이 신호가 수신지점에서 흔히 out of phase(위상차가있는 상태)로 수신됩니다. 시간차로는 겨우 천분의 일초나 백만분의 일초 정도... 그러나 이 신호를 수신기로 처리할 경우, 앞서 말씀 드린 간섭 왜곡현상을 일으키기 충분합니다.

실제 단파방송 수신 시에, 비교적 강력하고 주위에 인접 전파가 없는 방송신호를 수신하는 경우, 대체로는 깨끗한 수신상황 이다가 갑자기 몇 초간 음질이 나빠지고 또다시 정상음질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수신상황을 만나게 되면, 바로 이것이 Phase-difference Fading임을 알아차리실 것!

또한 캐리어 전파와 두개의 상하 측파대를 가진 AM 방송전파는 이들 세개전파 자체가 각각의 out of phase 상황뿐만 아니라, 각 전파 서로끼리도 phase difference 간섭을 일으킵니다.

만약, AM 방송 전파의 캐리어 전파만 위상간섭을 일으켜 소실되어버리면, 상하 양측파대의 신호만 남아서 마치 SSB 전파를 AM 모드에서 수신하는 듯한  Donald Duck (오리) 소리를 들을 수 있음.
이런 상황은 540 -- 1600 kHz의 중파대에서 야간에, 약 300 - 500 마일 정도 떨어진 방송국을 수신할 때 자주 발생합니다. 이 경우, 수신자는 전리층에서 반사된 전파와 지표파를 동시에 수신하게 됨.
두 전파가 위상차를 가지고 도달하여 수신기를 맛이 가게 하는 상황.

북미지역에서 극동이나 중앙 아시아의 방송을 주로하여 오랫동안 수신해보신 분이라면(우리나라에서 유럽방송을 들을 경우와 비슷), 많은 방송 신호들이 몹시 빠른"  flutter( 첩첩첩... 하는 소리)"를 보이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비록, 신호들은 강력하게 입감되지만, 매초 마다, 혹은 그보다 더 빠른 페이딩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페이딩 패턴은 중국, 베트남, 한국에서의 신호가 북미지역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극지방 (polar region)을 통과해오기 때문입니다.
극지방에서는 육안으로 오로라로 보이는 강렬한 전리층의 교란현상이 거의 연중 계속됩니다.
방송 전파가 극지방을 통과하여 전달될 경우 " polar flutter" 라고 부르는 빠른 페이딩 패턴을 흔히 가지게 됩니다.

Polar flutter는 너무 빨라서 방송신호를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어떤 방송신호가 어디서 도래하고있는지를 짐작케 하는 단서를 제공해 주기도 합니다.

Polar flutter는 신호가 동쪽 혹은 서쪽으로부터 도달하는 경 우,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 드물게 몇 년 전처럼 남 캘리포니아와 택사스지역까지 오로라가 관찰되는 이상 흑점 활동기에는 예외)  또한 방송신호가 남쪽으로부터 도래하는 경우도 polar flutter는 극히 드문 편.
그러므로 polar flutter를 동반한 신호를 수신하면, 이 신호가 북극지역을 가로질러 도달하고있다는 예상을 할 수 있음.

Fading 현상은 우리가 포기하고 받아들여야만 할 현상은 아닙니다. 비록 이 현상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 하더라도, 여러 상황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몇 가지 수단들이 있습니다.
페이딩 현상의 영향은 신호의 밴드 폭이 넓을 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신호의 폭이 200 Hz 정도의 CW신호는 페이딩의 영향을 거의 전혀 받지 않습니다.
신호의 폭이 10 kHz 정도에 이르는 AM 방송 신호는 훨씬 페이딩에 취약합니다.
만약 여러분 중에서 FM 방송을 sporadic-E 층을 통해 DX 수신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더 넓은 밴드 폭을 가진 이 FM 신호가 얼마나 지독하게 페이딩으로 왜곡되어 수신되는지 아실 것입니다.

The solution(명답은)?
페이딩이 심한 상황이면, 사용가능 한 가장 폭이 좁은 필터를 사용하십시오. 만약 AM 모드의 방송신호를 수신 중이시면, 수신기를 LSB와 USB 두가 지 모드중의 하나로 바꾸어서 수신해 보십시오.( 수신기의 BFO에서 발생시킨 캐리어신호가 phase variation에 의해 소실된 캐리어신호를 대신 함으로서 신호의 안정도를 높여주기도 합니다.)
또 다른 비법은 수신기의 AGC 컨트롤 세팅을 바꾸어 보십시오.
현재 우수 수신기는  AGC를 두개 혹은 그 이상의 속도로 조절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세팅을 바꾸어보면 수신자의 귀를 놀라게 할 정도로 상황이 개선되는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방송신호가 바른 페이딩을 보이는데, 수신기의 AGC가 slow 상태로 세팅 되어 있다면, 수신하는 결과는 AGC가 따라가기에 너무 빠른 페이딩이 오히려 강조되어 들리는 수가 있습니다.이런 상황이라면 AGC회로가 페이딩을 더 악화시키고있는 상태.
페이딩이 서서히 반복되는데, 수신기의 AGC time constant가 너무 빨리 잡혀서 신호가 악화되어보이는 반대의 상황도 물론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AGC 의 세팅을 여러 가지로 바꾸어 본다든지, 혹은 영 off로 시도해보세요.

마지막으로, RF gain을 여러 단계로 변화 시켜 보세요.
때로 이런 조작 시에 페이딩이 감소하기도 하고, 또는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시도로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페이딩은 단파대 수신 시에 늘 따라다니는 숙명적인 일면이 있습니다. 비록 혼란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저는 실로 이런 면이 단파대와의 로맨스의 한 요소라 느낍니다.

만약 여러분이 수정과 같이 깨끗한 음질의 DX를 굳이 원하신다면, 위성통신용의 접시를 심각히 고려하셔도 됩니다.  
  
- translation by Dec.'92 soa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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